"프리미엄 넘어 일상으로…설로인, 코스트코와 경쟁"[차은지의 비상탈출]

입력 2023-02-18 07:46   수정 2023-02-18 17:51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차은지의 비상탈출은 '비상장사+탈출'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현재의 비상장사들은 모두 미래의 상장사가 될 수 있습니다. 언젠가 비상장이라는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상장사로 날아오를 될성부른 비상장사들을 살펴보겠습니다.[편집자주]

"기존에 설로인은 특별한 날에 먹는 프리미엄 육류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앞으로는 일상에서 좋은 고기를 상시적으로 먹을 수 있도록 제공할 것입니다. 밸류체인(가치사슬) 완성으로 코스트코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변준원 설로인 대표는 17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설로인의 목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더 많은 고객들을 확장하기 위해 이제는 프리미엄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소비할 수 있게 문턱을 낮추는 작업을 하고 있기에 '고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설로인, 유통 구조 아닌 육류 본질 변화…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 성공

프리미엄 육류 브랜드 설로인은 2017년 9월 설립됐다. 한우 도축, 숙성, 가공, 판매 전 과정에 과학적인 시스템을 접목해 균일한 맛의 고품질 한우를 공급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출신인 변 대표는 첫 직장 생활을 한화에서 엔지니어로 시작했다. 이후 경영에 대해 깊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컨설팅 회사로 이직했고 이후 설로인을 창업했다.

그는 "사회에도, 스스로에게도 임팩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저만의 비즈니스를 선택했다"며 "처음 창업 아이템으로 육포 '르통'이라는 상품을 선보였고 비즈니스 과정 중에 이 시장의 문제점을 찾아가면서 피봇(사전환)해 현재의 설로인을 창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설로인은 육류 소비시장에서 유통 구조가 아닌 ‘육류의 본질’을 변화시키려는 스타트업이다. 식재료의 본질인 맛과 높은 품질 유지를 일관되게 강조하고 실현해나간 점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변 대표는 "고객이 고기를 접하는데까지 여러 과정들이 있는데 그 모든 과정들이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며 "기존 업체들은 그 과정 중 판매나 가공 등 하나만 하는데 반해 설로인은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컨트롤 하기 때문에 좋은 품질의 고기를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설로인은 지난해 3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초 올해 흑자전환을 예상했는데 이보다 빠르게 이익을 달성한 것이다. 변 대표는 "작년에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경제 상황도 좋지 않았다"면서도 "회사의 성장은 조금 줄이더라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비즈니스 모든 방향을 전환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흑자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설로인은 지난해 12월 기업간(B2B) 플랫폼 '본대로'를 론칭했다. 모바일에서 본 그대로 해당 고기를 배송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고 식당이나 정육점 사장님을 대상으로 한다. 기존 음식점이나 정육점의 경우 거래하는 업체를 통해 고기를 주문하면 같은 투플러스 등급이라고 해도 편차가 컸고, 신선식품이기에 반품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본대로는 모든 상품마다 고기의 360도샷을 비롯해 도축 관련 정보도 제공된다. 실제로 도축장에 가서 고기를 고르는 것처럼 원하는 상품을 고를 수 있고 고객이 본 것과 동일한 고기를 직접 받아볼 수 있다.

변 대표는 "해당 서비스는 최초에 서울 4개 구에서 시작했고 점차적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현재 서울지역 절반 정도에서 서비스 중이며 전국으로 확장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초 영업을 중단한 다이닝 매장은 준비 단계를 거쳐 내년 중 다시 선보일 계획이다. 다이닝으로 쓰는 공간과 생산시설로 쓰는 공간이 같이 있었는데 생산시설이 군포 스마트프로덕트센터(SPC)로 통합되면서 다이닝 매장 내 임대공간 70%가 비게 된 것이다.

변 대표는 "임대 공간을 비워두고 다이닝 공간만 쓰면서 임대료를 커버하기가 힘들었다"며 "내년에 다시 준비해서 미슐랭에 버금가는 다이닝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5~2026년 상장 목표…좋은 정육점으로 키울 것"


변 대표는 설로인을 운영하면서 언제가 가장 힘들었냐는 질문에 "힘든 건 항상 지금"이라고 답했다. 그는 "매번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문제를 풀고나면 더 높은 난이도의 문제가 다가온다"며 "사업 영역이 좁을 때는 단편적인 문제들이 많았다고 하면 지금은 규모가 커진 만큼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초반에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내가 생각했던 문제를 해결하면 고객이 올 줄 알았는데 사업 초반엔 고객이 거의 없어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고객이 우리를 알아보는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변 대표는 한우 도매가격이 떨어진다고 해서 고객이 구매하는 소고기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배추는 밭에서 수확한 배추가 그대로 서울로 옮겨지지만 소고기는 소 한마리를 그대로 고객이 사는 것이 아니다"라며 "도축, 발골, 육가공 등을 거치며 인건비, 보관비 등이 발생해 이 시장은 중간에 없앨 수 있는 과정이 없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들이 소고기 가격 하락을 체감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객의 수요가 집중되는 부위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부분 소고기에서는 안심, 등심, 채끝 등 구이용 부위를 찾는다. 도매가격이 하락해도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이유다.

변 대표는 다시 말해 '소 한 마리를 얼마나 잘 팔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좋은 농가를 선택해 좋은 품질의 고기를 선별해내야 한다"며 "이 품질을 가져감과 동시에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이 비즈니스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설로인은 2025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부터 상장하는데 필요한 내부 시스템 준비하고 재무적인 사업 계획을 달성할 예정이다. 변 대표는 "대외적인 시장 환경 시장이 안 좋을 때 상장하는 게 좋지 않을 수 있다. 상장 준비는 2025년까지 마치되 상장 자체는 2025년에서 2026년에 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앞으로 설로인을 '좋은 정육점'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고기뿐만 아니라 곰탕, 양념육, 함박스테이크 등 가공육, 시즈닝이나 소스 등 고기 먹는데 필요한 여러 상품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더 나아가 고기 구울 때 필요한 팬이나 온도계 등 고기라는 하나의 메인이 되는 식문화를 영위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기존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에서 보유한 다양한 고객들에게 저희가 산 최고 수준의 고기를 합리적 가격에 전부 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나갈 것"이라며 "고객 입장에서는 최고 수준의 고기를 합리적 가격으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회사 관점에서는 안정적인 수익구조와 동시에 폭발적 성장을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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